미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 대학교내 분위기가 어떤지 짐작되었다. 특별히 캘리포니아와 같이 민주당이 집권하는 곳은 좀 더 자유롭고 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가 강력한 것도 알 수 있다. 어떤 사건과 현상을 보는데 한 관점만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고 여러가지 관점을 볼 수 있도록 허용되는 분위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화당이 집권하는 주에 가더라도 대학교 분위기는 자유로웠던 것 같다. 대학이 위치한 카운티는 민주당이 뽑히는 것을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대학이라는 곳은 어느 정도 자율을 보장하는 분위기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미국에 업무차 또는 휴가차 방문할 때마다 이런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한 목소리만 맞고 나머지 목소리는 틀렸다고 보는 관점이 더욱 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가령, LGBTQ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면 오바마가 통과한 차별금지법으로 인해 고소, 고발을 당하고 해당 기관이 큰 벌금을 맞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인종이 달라지거나 LGBTQ 지지자가 참석하는 자리에서 말을 조심하는 사례가 꽤 많아 졌다. 자유로운 발언을 인정하는 곳에서 오히려 자유로운 발언을 혐오라는 이름으로 입과 행동을 막아버리는 일이 생겼다.
그런데 단순히 학생들 사이만 이런 일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강의 시간에 이런 일도 생겼다. 교수 본인의 주장에 대해 옹호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확실히 많아 진 것 같다. 내 지인에게 물어봐도 이런 현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다. 갈수록 이런 현상은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심화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내가 스탠톤 대학교(Stanton University)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Political correctness를 다른 대학만큼 엄청 밀어 붙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가 대학을 다녔던 시절에도 Political correctness가 모든 것의 정답인 것과 같이 학교 안밖에서 밀어 붙였다. 서서히 사고에 PC주의를 심어 넣는 분위기였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자유마저 뺏는 느낌이 들었다. 이 학교에서는 내가 이 문제에 대해서 학교로부터 지속적이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받는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적어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준 것 같았다.
당연히 다른 이슈에 대해서도 적어도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제단하려 들거나 특정 가치를 신봉하고 이를 학생들이나 학교 차원에서 주입하려는 경향성이 확실히 적은 것 같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학교이지만 캘리포니아의 부정적 이미지가 입혀지지 않은 느낌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UC Berkeley는 굉장히 개방적인 학교다. 진보에 있어서 맨 앞을 치고 나가는 학교다. 버클리 대학교는 학교 랭킹으로 매우 우수하고 좋은 학교지만 학생의 성향에 따라 피하고 싶은 학교에 들어가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유명하기만 하면 좋은 학교라고 생각하지만 캘리포니아에 있어보면 그리고 학교에 관심을 가져보면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학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만약 한국에서만 쭉 자라서 생활했다면 스탠톤 대학교에서 받는 수업에 대해 별로 감사함을 못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유명한 학교는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선망의 대상으로 비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배우는 것은 학생 스스로 잘 선택해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애초 본인에게 맞는 학교를 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난 내 가치관을 존중받고 싶다. 사회에서 밀어 붙이는 것과 떨어져서 말이다. 그래서 이 학교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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